3편 이유- 뉴서울필하모닉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이지아

2편 희망과 미래에 이어 3편..

메세지 보내 드려도 여전히 무시로 일관하시니 다시 여기에 올립니다.


부모님이 계셔서

아내가 술 주정을 해도
시비 걸고 친정에 가도
참았습니다.

매번 주사 부리고
화 내고
시비 걸어도
제가 사과하고 기분 풀어 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님 아버님이 계셔서 그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님 어머님이 저를 쫒아 내는 순간 희망을 잃었습니다.

엄마 아빠 뒤에 숨어서 '미안해' 한마디가 사과가 아닙니다.

뭐든 맘에 안 들면 술 마시고 술주정으로 뒤집어 버리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저는 그게 맘에 안 드는 지도 몰랐습니다.

데이트 하던 차 안에서 일주일 남은 "결혼기념일까지 있으면 안되요?" 물어 봤을 때..
"네, 알았어요."
이렇게 끝난 대화였습니다. 연주가 있는지 다른 사정이 있는지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만약에 있었다면 서로 양보하며 조정을 했겠죠.

제가 아무리 얘기해도 아내는 못 알아 듣는 것 같으니 초딩 소윤이도 알아 듣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친구가 허락 없이 사탕을 가져 갔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되나요? 엄마 아빠 뒤에서 미안해 한마디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친구 앞에 가서 사과하고 돌려 주고 관계도 다시 회복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보통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아요?

사탕이라고 하니까 그까짓꺼라고 생각하세요? 그럼 핸드폰이면 어때요?

저는 그 한 순간에 행복도 희망도 사랑하는 아내도 가족도 잃었습니다. 그래도 엄마 아빠 뒤에 숨어서 아내가 우기는데로 그냥 따라야 합니까?

아내를 사랑하는 이유

처음 대화를 시작했을 때부터 제 얘기를 잘 들어 주고 자기 의견을 잘 얘기 하고, 저도 아내 얘기를 들으면 즐겁고 제가 모르는 게 있으면 챙겨 주고 제가 챙겨 주면 고마워 하고..

아내 친구가 처가집에 애들 데리고 놀러 왔을 때 제가 쿠팡이츠에서 피자하고 스파게티 시켜 주고 2, 3시간마다 한번씩 통화했습니다.

그때 아내 친구가, 제가 재택 근무라서 아내와 자주 통화한다는 얘기를 듣고 지아의 치명적인 매력이 뭐냐고 물어 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대화가 즐거워요."

웃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투정을 부려도 귀엽습니다. 때론 화를 내거나 술 주정을 해도 이제 이 사람한테 맞추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걸 이용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밀고 나가기 전까지는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님 아버님도 아내가 처가집 가 있는 동안 계속 싸워도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 아내의 주사에 관한 사실은 모르셨잖아요.

평소에 맘에 안 드는게 많았다고 얘기하는데 그렇다고 술주정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지아씨는 평소에 맘에 안 드는 건 바로 바로 얘기했습니다. 그게 이유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저 때문에 괴로워서 술 마시고 주정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어머님이 잘 아시잖아요. 아버님은 어머님 때문에 괴로워서 평생 술로 어머님 괴롭혔습니까? 아닙니다. 그냥 술버릇입니다.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고 그래서 사과도 안 하고 저만 공격하고 있습니다.

선택

키는 부모님이 쥐고 계십니다. 보통은 양쪽 얘기를 들어 보고 결국 둘이서 해결하게 타이르는 게 부모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버님 어머님은 따님이 무슨 짓을 하건 업고 안 내려 놓으시니..

아버님이 친구분들하고 국화도 가시는데 따라 갔을 때 친구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손주가 오면 반가운데 그게 딱 5분이라고.. 보통은 이런데 어머님 아버님은 너무 심하게 챙겨 주십니다.

제가 아무리 아내를 사랑하고 보살펴도, 아내가 주사 부리는 걸 아무리 참아도 우리 둘의 관계가 나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부모님한테 있습니다.

마흔이 넘어도 투정 부리면 업고 안 내려 놓으시는데 걷고 싶겠습니까? 자식이라는 짐을 부모님이 들어 주시는데 자기가 들고 싶겠습니까?

보통 사람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 힘들어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애기 임신 했을 때를 지옥이었다고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어머님 아버님이 그렇게 키우시고 지금도 변함없이 그렇게 보살피고 계십니다.

말도 안되는 짓을 하고도 엄마 아빠 뒤에 숨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43살 어린애입니다.

사탕 돌려 주고 사과하란 얘기 안 하시고 그냥 뒤에 숨겨만 놓으실 겁니까?

반성

제가 아들의 친모하고 이혼한 이유는 저한테 있습니다. 그때는 제가 철이 없었습니다. 아니 철이 없다기 보다 세상을 몰랐습니다.

"남편한테는 미래가 없어요. 저는 하루 벌어 하루 먹어도 주말이면 애들 데리고 가까운 공원이라도 소풍 가는 삶을 원했어요."

이게 제 이혼 사유입니다. 제가 들은 게 아니고 집 나가기 전에 저희 엄니한테 했던 말이랍니다.

저는 저하고 한번을 안 놀아 주시고 일만 하시던 아버지 뒷 모습만 보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그렇게 미래를 만들어 가면 따라 오는 것인줄만 알았습니다.

"결혼 전에 너무 싸워서 걱정했는데 지난 일년동안 하루 하루가 너무 행복했어요." 제가 유학 가기 전에 한국에서 생활할 때 집사람에게 들었던 말입니다.

그렇지만 처자식 있는데 부모가 반대하는 유학하느라 아르바이트 해서 한국에 생활비 보내 주며 일본 학비 내고 공부해서 노벨상 2개 받은 대학에 입학하고 처자식 일본에 불렀습니다. 그때 상황이 일본 3개 방송국에 보도됐습니다. 외국인 새해 소망 서예 대회에서 제가 쓴 "同伴ビザ(동반비자)"로 인터뷰 했거든요.

여튼 그렇게 불렀어도 생활이 힘들어 한국에 가고 오고를 반복하다 애 엄마가 집을 나가고 도쿄 한국 대사관에서 이혼 서류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그제서야 뭐가 잘 못 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뒤로 반성하며 살았습니다. 예전에는 주말에도 일만 했는데 그 뒤로는 아들 데리고 공원에 가서 놀아 주고 부모님 모시도 해외 여행 다니면서 아들도 꼭 데리고 다녔습니다. 페낭에서 고등학교 마치고 호주 가기 전에 일본에 왔을 때도, 군대 간다고 일본에 들렀을 때도 같이 가까운 바닷가에 호텔 잡아 다녀 왔습니다.

지아씨가 애들 데리고 비자 연장하러 일본에 들어 왔을 때도 바닷가 리조트 예약해서 다녀 온 것도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반성의 의미입니다.

지아씨는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공부도 봉사활동도 사업도 안 하고 출퇴근만 하면서 평일에는 밥도 거의 집에서 안 먹고 주말에는 요리와 청소를 제가 했습니다.

그래도 한국에 있을 때는 부모님이 해 주시던 걸 일본에 와서는 갑자기 자기가 애들 챙기려면 힘들다는 거 압니다. 그렇지만 뭐든 의논해서 둘이 노력해서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전에는 반성만 남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끝나면 원망만 남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평생 반성하면서 살았는데 이번엔 서로 원망하면서 평생 싸우면서 살기를 바라십니까?



4편: 지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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